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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속 강철과 철근 예술

by 문화과학자 2024. 2. 11.

철강 재료는 석재나 목재보다 튼튼하고, 길게 늘여 제작할 수도 있습니다. 19세기 균일 제련 기술이 완성된 이후 주철과 연철이 중요한 건축 재료가 되었고, 1850년경부터 현대의 재료들은 건축의 대변혁을 일으키기 시작합니다. 기존의 기둥과 보, 아치, 볼트 등의 기법은 동일하게 유지되었지만 주철, 강철, 철근 강화 콘크리트 등의 근대 재료의 도입은 공간을 창출하고 구성하는 데 있어서 새로운 풍부함을 제공했습니다. 철재 지지대는 더욱 가벼운 외벽과 더욱 유연한 내부 공간을 가능하게 했는데, 그 이유는 벽이 구조물의 하중을 더 이상 지탱하지 않았도 되었기 때문입니다. 건축가는 이 새로운 재료를 공장, 교각, 기차역에 도입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탄소섬유나 접착적층 목재와 같이 더욱 새로워진 재료들이 우리가 이용하는 건물의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현대적 건축물의 대명사로 알려진 철근 구조, 딱딱하지만 깔끔한 그만의 튼튼한 매력을 여러 사례들과 함께 탐구해 볼까 합니다.

1. 주철을 활용한 수정궁

조셉 팍스턴이 설계한 <수정궁>은 1851년 런던의 최초 만국박람회에서 산업전을 위해 건설되었습니다. 당시 최신의 기계 발명품들을 과시하기 위해 주철과 유리로 디자인된 이 건물은 공원 부지 중 19에이커에 달하며 6개월에 걸쳐 세워집니다. 이것은 새로운 재료와 산업 방식이 사용된 최초의 건물입니다. 팍스턴은 과거의 양식과 석조 건축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건축적 언어를 창조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그는 상대적으로 가볍고 공장에서 일률적으로 생산한 표준형 구조 단위들의 모듈로 제작된 주철과 유리를 사용했습니다. 나뭇잎의 구조에서 영감을 얻은 팍스턴은 "자연이 내게 아이디어를 주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유리와 주철 단위의 가볍고 장식적인 특성은 응용 장식술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구조 자체에 의해 창조된 것입니다. 모듈 단위는 전체 구조물이 그 장소의 나무들 사이에서 조립되기에 충분한 유연성을 제공해 주었고, 나중에 분해되어 도시를 가로질러 옮겨졌습니다. 하지만 이 건물은 초기 주철 건물이 지녔던 결점을 드러냈는데, 방부 처리되지 않은 금속재 버팀목은 열에 노출될 경우 휘어지기 십상이어서 화제에 의한 파손에 매우 민감했습니다. 그 결과 건물 내부에서 발생한 화재로 1936년 <수정궁>은 전소되었습니다. 

2. 강철과 철근 강화 콘크리트와 마천루

대형 구조물을 위한 축조 방식에서 1890-1910년 사이 고강도 구조용 강재의 발전은 하나의 변환점입니다. 이 구조용 강재는 단독으로 사용되거나 철근 강화 콘크리트의 강도를 더욱 보강하는 재료로 사용되었습니다. 강철 구조와 엘리베이터는 모두 도시 경관의 가치를 상승시키면서 구조와 형태에 신선한 접근을 하도록 허용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초기 고층 건물의 마천루로 상징되었던 상업적 건축에서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시카고학파를 이끌었던 인물 루이스 설리번은 최초의 위대한 모던 건축가로 평가받는 인물입니다. 그는 과거의 건물을 참조하기 거부하며, 새로운 방법과 재료를 모색합니다. 그 결과로 미국과 20세기 건축계에 가장 크게 공헌했던 마천루의 초기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 마천루들 중 첫 번째 건물이 바로 설리번이 미주리의 세인트루이스에 지은 '웨인라이트 빌딩'입니다. 이 고층 건물은 엘리베이터의 발명과 구조 골격에 사용된 강철의 발달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19세기 전통을 과감히 무너뜨린 건물의 외관은 내부의 강철 프레임을 반영하고 있으며, 높다란 수직 통로를 돋보이도록 수평의 요소를 덜 중요하게 보이도록 하면서 건물의 높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설리번은 건물의 파사드를 지층, 통로, 그리스 기둥의 주두를 연상시키는 뚜렷한 세 가지의 구역으로 나눔으로써 전통 건축의 조화에 대한 감각과 애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구역들은 또한 건물의 다양한 기능을 드러내는데, 지층에는 상점, 중앙부에는 사무실, 상층부에는 다용도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과도하게 장식된 꼭대기의 띠는 사무실 창문 사이사이에 위치한 수직 기둥과 만납니다. 이처럼 건물의 외형은 내부의 기능을 보여주며, 이것은 전에 없던 새로운 개념에 대한 시도였습니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설리번의 논평은 사실상 건축가들이 과거 양식들에 대한 의존을 버리고 건축을 내부에서부터 바깥으로 향하여 다시 생각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3. 철조 구조의 현대 건축

1) 국제 양식

현대의 건축은 1910-1930년 사이 유럽에서 발생합니다. 젋은 건축가들은 꾸밈이 많은 장식이나 과거의 참조물과 더불어 일체의 전통적 석조와 목조 건축을 거부하고, 건물을 하나의 덩어리라기보다 공간의 유용한 배치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라 할 수 있는 '국제 양식(International Style)'은 각 건물의 기능, 내재된 근본적 구조, 콘크리트, 유리, 철강처럼 현대의 재료만을 사용하여 논리적이면서도 비대칭적인 기획을 표현했습니다.

  • 르 코르뷔지에: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는 도미노 축조 시스템 속에서 강철 기둥과 철근 강화 콘크리트 평판의 기본적 구성요소들을 보여줍니다. 6개의 강철 지지대가 도미노 게임 속의 지점과 유사한 콘크리트 평판의 지점에 배열됩니다. 그 결과 하중을 견디는 벽을 대신하는 내부의 기둥이 그 위에 얹힌 바닥과 지붕을 지탱한다는 르 코르뷔지에의 발상은 다양한 방들의 용도에 따른 내부 벽면의 다양한 배치를 가능하게 합니다. 더 이상 무게를 지탱할 필요가 없는 벽은 거대한 창문이 되어 엄청난 양의 자연광을 실내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고, 내부의 유연한 공간이 주거자를 매우 편안하게 해 줍니다.   
  • 발터 그로피우스: 발터 그로피우스는 국제 양식의 원리들을 바우하우스가 독일의 데사우로 이전했을 때 이 학교의 새 건물에 적용시켰습니다. 1925-1926년 사이 건설된 작업동은 르 코르뷔지에의 도면에 나타난 기본 개념을 따르고 있습니다. 철근 강화 콘트리트로 이루어진 각 층의 바닥과 지붕이 바깥 가장자리부터 안쪽을 향해 세워진 강철 기둥들로 받쳐지고 있기 때문에, 외벽은 하중을 견딜 필요가 전혀 없고 구조물 없이 유리로 구성된 막벽으로 세워질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무게의 압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내벽들을 필요한 어느 곳에나 설치할 수 있습니다. 

발터 그로피우스, <바우하우스 건물 외관>, 1926-1927.

 

한편 새로운 국제 양식을 수용하는 데 소극적이었던 일부 건축가들은 더욱 장식적이고 생동감 있는 양식을 1920-1930년대 사이 발전시켰는데, 이것을 '아르데코'라고 합니다. 아르데코 양식은 국제 양식의 구조적 교조를 부분적으로 사용했지만, 장식을 유지했으며 종종 추상적 양식으로 표현했습니다. 예컨대 할리우드의 '크레스 빌딩'은 맨 위층이 아치형 천장으로 솟아 있고, 자라나는 과일나무의 추상화된 형태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2) 시그램 빌딩

르 코르뷔지에의 아이디어는 열린 공간에 둘러싸인 높고 좁은 빌딩들을 통해 도시의 비좁음을 완화시켰고, 설리번의 개념은 강철 구조를 지지하는 격자를 포현하며 높이 치솟은 건물들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들의 개념은 공동작업인 '시그램 빌딩'에서 결합되어 나타납니다. 건물을 지탱하지 않는 유리벽은 이미 1919년에 도시의 마천루를 위해 계획되었던 주요 특징이었지만, 모던 건축이 일반 대중에게 폭넓게 이해되고 받아들여졌던 1950년대에 이르러서야 건설될 수 있었습니다. 이 빌딩에서 건물의 높이에 의해 확보된 내부의 건평은 건축가들이 지층에 넓게 트인 공공 공간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수직의 선들은 건물의 높이를 강조하며 완결된 느낌을 주기 위해 디자인된 꼭대기 부분의 구성에 강렬한 패턴을 제공합니다. 이 디자인은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적은 것이 많은 것이다"라는 유명한 선언을 구현합니다.

 

국제 양식은 세계의 건축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양식은 종종 고유하고 장소 규정적인 지역 양식들을 대체하는 부정적 영향을 주기도 했지만, 20세기 중반에 이르면 현대 건축과 국제 양식은 동의어가 됩니다. 

4. 21세기 건축 혁신

21세기 후반에는 개선된 시공 기술과 재료, 구조적 물리학과 관계된 새로운 이론, 그리고 복합 구조물의 강도와 약도는 신선한 건축적 형식의 더 큰 발전을 이끌었습니다. 

  • 서스펜션 구조: 텐트나 현수교에의 적용을 통해 알려져 왔던 서스펜션 구조 기술이 공공 건물에 사용된 예는 덴버 국제공항의 제피슨 터미널 빌딩입니다. 이 건물의 지붕은 유리 섬유로 직조된 거대한 텐트이며, 전체 면적은 15 에이커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백색의 지붕 재료는 난방의 인위적 조작 없이도 엄청난 양의 자연광이 내부로 들어오게 하며, 테플론으로 코팅되어 방수가 잘되고 청소와 세탁에도 용이합니다. 외부 디자인은 눈 덮인 로키 산맥에서 영감을 받았고, 내부에서 볼 수도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이 미술관은 건축이라기보다 기능성을 갖춘 하나의 조각작품과도 같습니다. 1980년대 컴퓨터 그래픽과 모델링 응용 프로그램들은 건축가들이 금속 꽃이라고 부르는 이 디자인을 가능하게 해주었습니다. 유리로 마감된 거대한 아트리움의 정점을 이루는 것은 마치 춤추는 듯이 일렁이며 위로 드라마틱하게 솟구치는 티타늄 도금의 군집과 석회석입니다. 이 미술관은 건축의 예술적 특성을 드러내면서, 계속 진화하고 발전하는 주요 현대미술가들의 거대한 창작물과 같습니다.
  • 탄소 섬유: 과학자들은 무산소 대기 환경에서 가열된 탄소 원자들이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가볍고 튼튼한 재료들로 뒤섞이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비행기의 몇 부분과 경주용 자동차의 동체, 그리고 자전거의 골격에는 이미 탄소 섬유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도쿄의 회사 바우바우 아틀리에는 탄소 섬유를 이용하여 공공 세미나 장소를 만들었습니다. 이 건물을 이루고 있는 모든 구성요소는 한 사람에 의해서 쉽게 다뤄질 수 있을 만큼 가볍습니다.
  • 접착적층재(Cross-Laminated Timber, CLT): 접착적층재는 나무를 한 방향으로 난 결을 따라 합판 처리함으로써 목재를 새로운 방식으로 다룹니다. 이것은 목재를 콘크리트만큼 강하게 만들면서도 훨씬 가볍습니다. 더욱이 이 합판의 유연함은 지진에 대해 콘크리트보다 더 강한 내구성을 유지하도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