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디자인은 시각 커뮤니케이션을 향상하기 위해 단어와 그림을 통한 작업 과정을 말합니다. 고객의 커뮤니케이션 욕구를 알기 위해 고용된 디자이너는 종종 비구어적 이미지와 인쇄된 단어를 상호보완적인 방식으로 연결하는 디자인을 만듭니다. 때때로 글자의 형태는 예술의 형태입니다. 따라서 타이포그래피(Typography)는 활자체나 폰트로부터 인쇄된 매체를 구성하는 예술이자 기술입니다.
1. 타이포그래피의 등장
오래전 사람들이 서면으로 의사소통했을 때 들이는 노력은 손으로 쓰거나 타자로 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타자기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알지 못하는 이름의 활자체로 되어 있었습니다. 현재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폰트를 선택할 수 있고, 그 폰트를 이용해 전자출판물을 발간하기도 합니다. 17세기 중국의 인쇄 기술 발명 이후 수천의 활자체가 만들어져 왔고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의 도움으로 창작됩니다. 많은 유럽 스타일의 활자체는 초기 로마에서 돌에 새겼던 대문자를 기본으로 합니다. 로마의 글자는 두껍고 가는 선으로 되어 있으며 끝에는 세리프(serif)가 붙어 있습니다. 세리프는 몇몇 폰트에서 글자의 상부 및 하부획의 끝에 있는 짧은 선으로 어도비 개라몬드 서체에서 대문자 'I'에 2개의 세리프가, 소문자 'm'에 하나의 세리프가 있습니다. 조판에서 로만이란 용어는 흔히 이탤릭체가 아니다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세리프가 없는 산 세리프체는 보통 형태상 모더니스트의 디자인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결국 인쇄술의 등장으로 많은 책이 만들어지며 동시에 아름다운 문자들도 꾸준히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타이포그래피(typography)와 캘리그래피(calligraphy)는 가독성을 높이고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면서 예술적으로 확장된 분야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언어는 문자를 조립함으로써 문장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더 분명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도구로서 문자를 사용하는데, 이처럼 활자를 가지고 디자인하는 기술을 타이포그래피라고 합니다. 또한 서체의 조형미와 같은 외형과 표면 상징을 넘어 사회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타이포그래퍼(typographer)라고 부릅니다.
많은 타이포 디자이너들은 오래된 폰트를 다시 디자인하고 현대화하여 가독성을 가진 동시대적 선호에 유념합니다. 예컨대 도널드 미커의 <클리어뷰 하이웨이체>는 고속도로 표지판에서 녹색 바탕의 흰색으로 가독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생각으로 디자인되었고, 그 시작점에서 이미 존재하는 폰트를 사용하면서 e나 a와 같은 소문자에 공간을 늘리고, 소문자와 대문자 사이의 크기 비율을 좁혔습니다. 그리고 소문자 l을 포함한 더 미묘한 다른 변화를 추가했습니다. 연방 고속도로국은 이러한 새로운 폰트를 모든 종류의 날씨와 빛 상태에서의 시각적 예리함을 다양한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시험했고, 이전의 활자체보다 더 빠르고 읽기 쉽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연방 고속도로국은 2004년에 주간 고속도로 표지판을 위해 이 폰트를 승인했고, 의무적인 새로운 표지판으로서 미국 전역에서 이전 것을 점차 대체하도록 조치했습니다.
2. 타이포그램
글자의 기능은 이제 더 이상 읽혀야 한다는 본질적 기능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글자가 그림이 되는 상황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도되었고, 타이포그램(typogram)은 문장이나 단어에 담긴 의미를 글자에 대한 시각적 조작으로 일종의 상징을 만들어내는 작업입니다. 글자만으로 글자가 가진 뜻에 부합하는 적절한 이미지를 단어에 결합시키거나 치환해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하는 창조적 시각 표현의 한 방법이 되었습니다. 타이포그램은 글자에 시각적 유희를 적용하여 의미의 전달을 강화하고자 할 때 사용합니다.
- 글자에 의미를 담다: 타이포그램의 목적이 글자에 대한 시각적 의미를 보다 강화시켜 주목성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결합하고 치환하는 과정은 겉으로 드러나는 물리적 형태의 변형에만 한정되지 않고 적절한 의미를 내포하고 산출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 글자의 원형을 유지하다: 타이포그램은 특정한 글자의 원형을 바탕으로 디자인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타이포그램은 기본적으로 글자의 원형을 유지하는 가운데 단어 중 한 글자나 글자를 이루는 요소 중 일부를 형태 및 의미의 유사성을 가지고 다른 형태로 치환하는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 크리스털 고블레(Cystal Goblet)는 타이포그래피 전문가 비어트리스 워드가 1955년 발표한 에세이 「타이포그래피는 유리잔 같아야 한다」에 등장하는 맑고 투명한 유리잔을 말합니다. 이 비유에서 알 수 있듯이 활자는 의미를 담는 그릇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투명한 그릇이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텍스트의 가독성이 유지되는 한 단어와 문장을 변형시켜 그림으로 바꿔놓으면 메시지가 훨씬 더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 허브 루발린(Herb Lubalin): 1960년대 이후 미국 최고의 타이포그래퍼이자 그래픽디자이너로 인정받는 그녀는 글자에 대한 유희적 관점으로 역사에 남는 타이포그램을 남기게 됩니다. 대표적인 예가 1965년 커티스출판사의 의뢰를 받고 디자인한 <Mother&Child> 작품인데, MOTHER의 알파벳 'O' 안에 '&'와 'CHILD'를 작게 넣어 디자인함으로써 엄마와 태아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글자와 단어들에 대한 비주얼적 관점의 해석을 시각적 상징성을 강하게 부여하는 타이포그램은 요즘 인쇄 광고에도 주요 표현 기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3. 타이포그래피와 캘리그래피
현 시대는 언어의 전달만 하는 문자를 넘어 조형적 목적이나 가독성이 높은 새로운 문자체의 창작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면을 아름답고 내용이 잘 전달되도록 하는 타이포그래피와 디자인의 특징과 목적의 글자를 창조하는 캘리그래피가 그 대표적 예일 것입니다. 캘리그래피와 타이포그래피는 모두 문자를 표현하는 예술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약간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우선 캘리그래피는 서예의 속성을 가지고 있지만, 캘리그래피는 서예와는 다르게 콘셉트에 따라 다른 요소들과 알맞게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타이포그래피는 인쇄 활자를 소재로 문자 디자인에 관련된 이미지, 의미, 색, 형태 등 모든 요소를 뜻합니다. 현재 타이포그래피에 속하는 폰트도 캘리그래피 형태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서 둘을 확실히 구분 짓기는 어렵지만, 캘리그래피는 타이포그래피보다 아날로그적인 의미가 강합니다.
4. 문자도
문자의 의미와 관계 깊은 고사나 설화 등의 내용을 상징하는 것을 자획 속에 그려넣은 문자도는 18세기 후반~19세기 우리나라에서 민화와 함께 널리 유행했습니다. 민간에서는 꽃글씨라고도 불렸는데, 한자문화권에서 볼 수 있는 이 독특한 조형예술은 한자의 의미와 조형성을 함께 드러내면서 조화를 이루는 그림입니다. 문자도의 내용은 유교적 윤리관과 삼강오륜, 부귀, 수복강녕 등의 길상의 의미입니다.
5. 포스터
포스터는 타이포그래피와 회화적인 이미지가 통합된 디자인을 통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간결한 시각적 안내물입니다. 짧은 순간에 영향력 있는 포스터는 주의를 끌고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합니다. 포스터 디자이너의 창조성은 특정한 목적을 향해 광고를 하거나 설득하기 위한 것입니다.
모던 포스터의 개념은 100년이 넘었습니다. 19세기 대부분의 포스터는 리도그래프로 되어 있었고, 많은 예술가들이 포스터를 디자인하면서 부수입을 벌었습니다. 툴루즈 로트렉이 대표적입니다. 초기 리도그래프 포스터는 모두 손으로 그려졌고 디자이너는 각 색당 하나씩으로 이루어진 여러 개의 돌을 같은 종이에 인쇄해서 작품에 색을 더했습니다. 1920-1930년의 인쇄 방식의 발전은 더 높은 품질의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텍스트가 있는 거대한 크기로 사진이 인쇄되었습니다. 하지만 1950년대까지 라디오, 텔레비전, 인쇄 광고는 포스터의 영향력을 약화시켰습니다. 비록 지금은 이전보다 포스터의 역할이 더 줄었지만, 잘 디자인된 포스터는 여전히 즉각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충분히 필요합니다.
포스터는 여러 사회적 이유로 생생한 표현이 추구되었습니다. 미국계 흑인 행동주의 조직인 흑표범당은 1960-1970년대에 많은 창조적인 포스터를 만들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치카노 운동은 많은 예술가에게 멕시코계 미국인의 이상을 알리는 실크스크린을 만들 것을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포스터는 우리의 행동을 변화하게 하는 것보다는 우리의 권리를 상기시킵니다. 챠스 마비안 데이비스는 1996년에 UN 세계 인권선언문을 바탕으로 포스터를 제작했습니다. 그의 포스터 <아티클 15>는 국적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는 텍스트를 포함합니다. 그는 국기의 선 사이에서 희망에 가득차 보고 있는 흑인의 얼굴을 사용했습니다. 마비안 데이비스는 전쟁이나 기아의 희생자로서 아프리카인의 일반적이고 유명한 이미지에 대응하기를 바랐습니다.
바바라 크루거는 이미지와 문자를 이용하는 설득의 두 가지 지배적인 형태인 선전과 광고를 채택하지만, 그 목표는 동일하지 않습니다. 그녀의 미술작품들은 선전이 아니며 상업적 이익을 위한 광고도 아닙니다. 크루거는 눈을 자극하고 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눈에 확 뛰는 이미지 위에 외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단어들을 얹었습니다. 이런 장치들은 오늘날 시각적으로나 언어적으로나 일상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크루거는 "그림과 말의 힘에 심취했음"을 인정하며, 대중 전체에게 메시지를 전합니다. 통상 그녀는 기성 사진 이미지를 선택하고, 거기에 어울리는 텍스트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녀는 작품의 강렬함을 배가하기 위해 확대, 자르기, 초점 맞추기, 산만 요소 제거하기, 색상을 순수한 검정, 흰색, 빨강으로 제한하기, 굵은 산세리프체 사용하기, 역동적인 대각선으로 구성하기 등을 사용합니다. 이로 인해 텍스트는 사진의 미적 효과를 더욱 증폭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