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小小日常-食文化

디자인이 너무 예쁜 신상 과자, 딥초코 누네띠네

by 문화과학자 2025. 5. 1.
반응형

“이상하게 한 봉지로는 부족하다.”
어릴 적 마트에서 고르고 또 고르던 과자들 사이, 유난히 바삭한 식감과 달콤한 설탕 코팅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던 과자가 있었다. 바로 ‘누네띠네’ ~ 겉은 바삭하고 속은 결대로 부드러운 이 과자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정서를 담은 ‘시간의 맛’이 되었다. 요즘처럼 새롭고 자극적인 과자들이 넘쳐나는 시대에도 누네띠네는 특유의 클래식함으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그런데, 이 친숙한 과자에 얽힌 이야기와 매력은 과연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누네띠네는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페이스트리 과자로 페이스트리류 자체가 생소하던 그때 대중에게 외국의 새로운 형태, 맛을 선보였던 시도였다. 특유의 달콤하고 바삭한 식감, 겹겹이 쌓인 결, 그리고 고소한 버터 향이 특징이었다. 요즘처럼 빵, 파이, 디저트에 대한 대중의 미각적 선호 및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상황에서는 이 오래된 과자도 싸구려 취급될 수 있지만, 고유한 에디션도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여전히 향수 속에서 옛말을 찾는 사람들의 사랑에 힘입어 이 과자는 장수하고 있는 중이다.

 

1. 누네띠네 풍미 (Flavor)

  • 버터향: 첫 입에 느껴지는 고소하고 진한 버터향이 강하다.
  • 설탕의 단맛: 겉에 뿌려진 굵은 설탕이 입안에서 톡톡 터지며 단맛을 더해준다
  • 캐러멜화된 겉면: 구우면서 겉이 살짝 캐러멜라이즈 되어 고소하면서 살짝 쌉싸름한 풍미를 더한다.

☞ 전반적으로 달콤+고소+고급스러운 페이스트리 향이라고 할 수 있다.


2. 질감 (Texture)

  • 겹겹이 쌓인 바삭함: 얇은 반죽이 겹겹이 층을 이루며 바삭하게 부서진다
  • 겉은 바삭, 속은 결이 있는 파삭함: 페이스트리 특유의 층이 갈라지는 식감이 매력적이다
  • 입안에서 녹는 듯한 부드러움도 조금 남아 있다.

☞ 한마디로 말하면, “결 따라 부서지는 바삭함”이다.


3. 누네띠네 만드는 법 (간단한 홈베이킹 버전)

누네띠네는 '팔미에(Palmier)'라는 프랑스 페이스트리와 거의 동일해서, 집에서도 간단하게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다.

1) 준비 재료

  • 냉동 퍼프 페이스트리 (시판용)
  • 설탕 (백설탕 또는 황설탕)
  • 버터 (선택사항)

2) 만드는 과정

  1. 해동: 퍼프 페이스트리를 실온에 살짝 해동한다
  2. 설탕 뿌리기: 도마에 설탕을 넉넉히 뿌리고, 그 위에 퍼프 페이스트리를 올린다. 위에도 설탕을 뿌려 준다
  3. 접기: 양 끝에서 가운데를 향해 접고, 다시 한번 접어 이중 나비 모양(혹은 하트처럼 보이는 형태)을 만든다.
  4. 자르기: 1cm 정도 두께로 썬다.
  5. 굽기: 190도 오븐에 15~20분 정도, 노릇하게 색이 날 때까지 구워준다
  6. 완성: 식히면서 겉면이 바삭하게 굳는다

4. 팔미에 vs. 누네띠네: 겹겹이 쌓인 맛, 그 속을 들여다보다

1) 기원과 역사

  • 팔미에(Palmier)는 19세기 프랑스에서 시작된 클래식 페이스트리이다. 이름은 프랑스어로 '야자수 잎'이라는 뜻으로, 그 특유의 잎사귀 또는 하트 모양에서 유래했다.
  • 누네띠네는 1980년대 우리나라에서 등장한 과자로, 팔미에에서 영감을 받아 한국인의 입맛과 유통 환경에 맞춰 탄생했다. 오리온에서 제조한 이 과자는 이제 거의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2) 재료와 제조 방식

  • 팔미에는 얇게 민 퍼프 페이스트리(페이스트리 도우)를 설탕과 함께 접어 굽는 방식이다. 설탕이 캐러멜화되어 바삭한 식감을 내며, 버터 풍미가 진한 것이 특징이다. 주로 제과점에서 신선하게 만들어 판매한다.
  • 누네띠네는 비슷한 레이어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대량 생산되는 스낵형 제품이다. 버터보다는 마가린이 사용되며, 식감 유지와 보관을 위해 설탕 코팅이 더 도드라지게 적용된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단맛의 강도—누네띠네가 훨씬 강한 편이다.

3) 식감과 맛의 차이

  • 팔미에는 바삭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섬세한 맛이다. 설탕이 살짝 녹아 단맛이 은은하게 퍼지며, 버터의 고소함이 뒷맛을 책임진다.
  • 누네띠네는 보다 과장된 식감—‘빠작’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강한 크런치와 달콤함이 특징이다. 한국인의 취향에 맞춰 자극적이지 않지만 확실한 맛을 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4) 문화적 맥락

  • 팔미에는 유럽 카페나 디저트 문화에서 즐기는 정통 페이스트리로, 커피와 함께 섬세한 풍미를 음미하는 식문화의 일부이다.
  • 반면 누네띠네는 한국의  간식, 간편한 티타임 스낵으로 자리 잡으며, 정서적 향수와 결합된 일상적인 과자가 되었다.
항목                             팔미에 (Palmier)                                                  누네띠네
기원 프랑스, 19세기 한국, 1980년대 (오리온)
주요 재료 퍼프 페이스트리, 설탕, 버터 밀가루, 마가린, 설탕 코팅
맛과 식감 은은한 단맛, 버터 풍미, 바삭함 강한 단맛, 설탕 코팅, ‘빠작’ 식감
문화적 의미 고급 디저트, 유럽풍 다과 향수 자극하는 국민 과자
 
 

5. 누네띠네의 변신: 누네띠네 딥초코, 누네띠네 베리스윗 크림치즈

편의점 신상으로 등장해 무엇보다도 누네띠네 딥초코의 디자인은 상당히 세련되고 한 개 정도 꼭 먹어 보고 싶은 느낌이 들게 만든다. 예쁜 디자인에 과장 봉지의 문구도 사랑스럽다. 커피나 차 한 잔과 함께 이 멋진 디자인의 과자를 몇 개 까먹으면 기분도 아주 좋아질 것 같은 느낌에 충동적으로 구입하게 되었다. 

 

 

하지만 솔직히 맛은 디자인만큼은 아니었다. 봉지를 뜯었을 때 초코의 풍미는 진한 편으로 당장 먹고 싶게끔 식욕을 자극했지만, 눅눅한 식감은 많이 아쉬웠고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오리지널보다 더 눅눅한 느낌이었고, 초코도 파이 부분에만 해당되어 캐러멜화된 윗부분도 초코가 접목되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네띠네의 정겨운 맛은 입 안에 퍼지는 바삭한 식감과 달콤한 설탕의 조화 속에는 시간이라는 과거의 풍경이 함께 녹아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맛. 빠르게 변해가는 트렌드 속에서도 누네띠네가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무는 이유는, 그 맛이 단순한 입맛의 즐거움을 넘어 ‘정서적 위안’이 되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제과점의 누네띠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그 고유한 맛, 다음에 마트에서 누네띠네를 마주친다면, 잠시 멈춰 그 한 봉지에 담긴 시간과 정성, 그리고 추억을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