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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교수 2025년 신간 <양심>을 통해 본 우리 사회 양심에 대한 이야기

by 문화과학자 2025.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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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의 제목 '양심'

양심이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 용도 페기된 듯하다. "양심에 털 났냐",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등 일상 대화에서 자주 사용되던 양심이라는 말이 어느 순간 사라지며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양심을 책의 키워드로 삼은 이유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내 안의 깨끗한 무엇' 바로 양심이에요. 내 마음속에 있다 보니 다 속여도 결국 딱 한 명 나 자신은 못 속여요. 나를 못 속여서 계속 불편해하다가 올바른 선택을 하고 행동하게 되는 것이죠. 이게 바로 양심의 힘입니다. 양심은 도덕적으로 옳고 그름에 대한 개인의 판단이지만, 다분히 인지적이고 추상적일 뿐 아니라 일정한 방향을 촉구하는 공동체 기준에 관한 지식으로서 사회적 차원도 지닙니다.

 

2. 우리 사회에서 양심이라는 단어의 부재와 공정의 중요성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단어가 사라지는 이유는 그 현상을 대체할 새로운 용어가 파급력 있게 등장했거나 그 단어가 가리키는 존재나 상황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공평과 공정은 다르다. 공평이 양심과 만나면 비로소 공정이 되는 것이다. 공정은 물리적 균등함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질적 평등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치졸한 공평이 아닌 고결한 공정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이다.  

 

3. 양심: 인간 본성과 도덕적 판단의 핵심

1) 양심의 정의와 의미

 

양심은 인간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내면적 기준이며, 도덕적 행동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철학, 심리학, 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심을 연구하며, 각 분야마다 그 해석이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공통적으로 도덕적 판단과 윤리적 행동의 기준이 되는 개념으로 여겨집니다.

(1) 양심의 사전적 정의

사전에서 양심은 "자신의 행위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도덕적 의식"으로 정의됩니다. 이는 곧, 우리가 어떠한 행동을 할 때 도덕적으로 올바른지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2) 양심의 철학적 접근

고대 철학자들부터 현대 철학자들까지 양심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해 왔습니다.

  • 아리스토텔레스: 인간은 본성적으로 선을 추구하며, 양심은 이를 이끄는 역할을 한다.
  • 칸트: 도덕적 법칙에 따라 행동하려는 인간의 내면적 목소리가 양심이다.
  • 니체: 양심은 사회가 강요한 규범에 의해 형성된 것이며, 이를 넘어서는 것이 중요하다.

(3) 심리학적 관점에서의 양심

심리학에서는 양심이 개인의 성격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프로이트는 양심을 "초자아(Superego)" 개념과 연결하여,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사회적 환경에 의해 형성된 도덕적 기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 양심의 역할과 기능

양심은 개인의 행동을 조절하고, 사회적 조화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1) 도덕적 판단의 기준

양심은 우리가 행동을 결정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예를 들어, 길에서 떨어진 지갑을 주웠을 때, 이를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옳은 행동이라는 판단을 내리는 것은 양심 덕분입니다.

(2) 죄책감과 후회의 감정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양심은 우리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러한 감정은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3) 사회적 관계에서의 역할

양심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사회적 조화를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타인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해를 끼쳤을 때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는 바로 양심 때문입니다.

3) 양심과 도덕성

양심은 도덕성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으며, 개인과 사회의 도덕적 기준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1) 윤리와 도덕의 차이

  • 윤리(Ethics): 사회적으로 정립된 도덕적 규범
  • 도덕(Morality): 개인이 내면적으로 인식하는 선과 악
  • 양심(Conscience): 도덕적 행동을 결정하는 개인의 내면적 기준

양심이 의식 또는 감정이라면 염치는 양심의 표상이다.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 "염치도 없는 놈"이라는 표현을 보면 양심과 염치는 거의 동의어처럼 쓰이지만 양심은 심성을 가리키고, 염치는 행위를 표현하는 것을 나타낸다. 양심에 가책을 느끼며 염치를 차리게 된다. 양심은 자기 자신의 행위에 대해 스스로 평가하고 개선하는 데서 유래한다. 

(2) 양심과 법률

법률과 양심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적으로 허용된 행동이라도 양심상 옳지 않다고 느낄 수 있으며, 반대로 법적으로 금지된 행동이라도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3) 양심의 문화적 차이

양심의 개념은 문화마다 다르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회에서는 특정 행동이 도덕적으로 옳다고 여겨지지만, 다른 사회에서는 비윤리적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동양에서 양심은 어진 마음을 뜻하고, 서양에서는 'conscience'를 사용하여 옳다고 믿는 대로 생각할 자유의 개념으로 쓰인다. 동양의 양심은 인간이라면 도덕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인 데 비해 서양에서의 양심은 보편적이고 법적인 양심을 가리킨다. 우리나라는 양심을 개인적이고 정서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서구 사회의 경우 법이나 규율을 잘 따르느냐를 기준으로 삼고 보다 포편적이고 사회가 지키기로 약속한 것을 양심으로 풀이함으로써 합리적인 공정성을 추구하는 토대를 제공한다. 

4. 현대 사회에서의 양심의 중요성

현대 사회에서는 다양한 윤리적 이슈와 함께 양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1) 기업 윤리와 양심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기업이 단순히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이고 양심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는 개념을 강조합니다.

2) 정치와 양심

정치인들은 공익을 위한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종종 개인의 이익이나 정당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심적 결정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3) 인공지능(AI)과 윤리 문제

기술이 발전하면서 AI와 관련된 윤리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AI가 인간을 대신해 결정을 내리는 시대에서 양심적 판단의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5. 양심을 기르는 방법

양심은 타고나는 요소도 있지만, 교육과 경험을 통해 더욱 발전할 수 있습니다.

1) 올바른 가치관 형성

양심을 키우기 위해서는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덕적 교육과 윤리적 사고 훈련을 통해 양심을 기를 수 있습니다.

2) 자기 반성

하루를 돌아보며 자신의 행동이 옳았는지 반성하는 습관을 들이면 양심적 판단력이 더욱 강화됩니다.

3) 다양한 시각에서 생각하기

다양한 관점을 접하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보다 깊은 윤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양심은 우리 삶에서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핵심 요소이며,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법과 제도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중요한 것은 개인이 스스로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더욱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양심을 존중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오늘 하루도 자신의 양심에 귀를 기울이며 올바른 선택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최재천 교수

- 동물행동학과 진화생태학 연구

- 개미를 주로 연구해 앤트맨, 개미 박사로 불림

- 하버드대학원 석박사

- 미시건대학교, 서울대학교 교수

-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설립 및 석좌교수

- 초대 국립생태원장, 코로나19 일상회복위원회 공동위원장

- '최재천의 아마존' 유튜브 채널 운영, 구독자 74만 30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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