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상학이란
현상학은 의식이 경험한 현상이나 경험을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기술한 뒤 이에 기초하여 그들의 의미와 본질을 이해하려는 학문입니다. 즉 현상학(phenomenology)은 인간의 경험을 드러나는 그대로 연구하려는 열려 있는 학문입니다. 어떤 삶이나 경험의 본질을 밝히되, 판단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 그 의미를 탐구해야 한다는 것이 현상학의 핵심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현상학이 경험을 주관적으로 설명하려는 노력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객관적 설명을 중시하는 자연과학은 세계를 색, 모양, 소리, 자기장 등을 통해 인식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현상학은 이러한 인식은 이차적 속성에 관한 인식일 뿐, 그들의 실재(reality)를 인식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가 직접 생활하거나 우리의 마음이 구축해 내는 어떤 지각적 실재는 자연과학자들이 말하는 세계와는 다릅니다. 실제 현상(phenomenon)은 인간의 의식에 떠오르는 일체의 것이어서 우리의 의식에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2. 현상학의 특징
- 현상학은 일상의 체험을 인위적으로 바꾸거나 감환하지 않고, 드러나는 그대로의 체험과 원초적 접촉을 하면서 그 본질을 알아내려고 노력합니다.
- 현상학의 관심은 의식과 의식의 의미를 밝히는 일에 있습니다. 예컨대, 어떤 사진이 들어 있는 액자를 현상학적으로 들여다본다는 것은, 사진 속의 특정 사물이 아니라 사진을 보고 우리 마음에 떠오르는 것 또는 기억된 사건에 관심을 두는 일입니다. 현상학적 관심은 지각된 대상이 아니라 상상된 대상 또는 그 물체에 대한 인간의 의식에 있습니다.
- 현상학은 세계가 경험 속에 나타나는 방식을 일인칭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일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이는 특이한 경험을 탐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러한 경험의 공통적, 보편적, 본질적, 불변적, 일반적 구조를 포착하기 위해서입니다.
- 응용현상학의 연구 지평은 넓고 그 연구도 다양한 방식으로 설계될 수 있습니다. 연구 매뉴얼이 딱 정해진 것도 아니고,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현상학적 질적 연구자들은 자신의 관심에 맞는 매뉴얼을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3. 현상학의 주요 개념
1) 현상
현상에 대해서는 의식에 의해 사람들에게 경험된 것, 사건(events) 또는 견해, 본질 또는 의미, 선험적(초월론적) 현상 등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 현상은 사물들이 경험되는 방식 또는 사물(사태)들이 주체의 경험(의식)에 주어지는 방식 또는 나타나는 방식입니다.
- 현상은 우리의 의식이나 경험에 주어지는 본디 모습의 사태에 관한 우리의 직접적인 의식입니다.
- 현상은 인간의 의식 안에 나타나는 느낌이나 지식의 총체 또는 인간의 의식 안에서 경험되는 원초적인 자료 그 자체입니다.
- 현상은 우리가 경험한 것들 그대로가 우리의 의식 안에 그대로 드러난 사태입니다.
2) 의식
현상학에서 의식(consciousness)은 전경과 배경의 차이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이는 의식이 지향성을 통해 어떤 사태나 세계를 의미 있는 것으로 구성한다는 뜻입니다.
- 의식은 인간 경험 안에 나타나는 어떤 사태에 관한 인식입니다.
- 의식은 어떤 대상이 의미를 지니며 나타난 것입니다.
- 의식은 현상을 구성하는 것이기도 하고 현상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기도 하며 단순히 내적인 것이 아니라, 그 자체를 외적·공적으로 드러내거나 행하는 것입니다.
3) 구성
마음은 사물을 알아차리고 세계를 드러내고 현시합니다. 또한 우리에게는 의식이 있고 이 의식은 구조화됩니다. 우리의 의식이 구조화되는 방식 덕분에 대상들이 경험되고 현시되는 것입니다. 구성(constitution)은 다양한 지향성을 매개로 하여 이미 어떤 의미를 지닌 대상과 세계에 기초하여 더 높은 단계의 의미를 지닌 대상이나 세계를 사념하는 능력입니다. 하지만 구성은 어떤 대상과 세계를 더 높은 단계의 의미를 지닌 대상과 세계로 경험하는 과정이지, 대상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아닙니다. 구성은 대상이나 경험이 드러나거나 존재하는 방식대로 이들에 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한 개념입니다.
4) 사태
사태는 여러 방식을 설명될 수 있는 개념으로 우리는 사태의 일부분인 사물, 사실, 마음 등을 통해 사태의 본모습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태 그 자체로 돌아가라는 말은 우리의 의식 속에 직접 주어지는 체험으로 돌아가라는 뜻입니다. 사태는 우리의 경험 속에 또는 우리의 경험을 통해서 그 자체의 겉모습을 드러낸 원초적, 근원적, 직접적, 지각적 사물·사건·사실 ·체험·마음입니다.
5) 체험과 경험
체험은 어떤 사람이 지니는 자기만의 원초적, 직접적 경험, 곧 지금 우리가 겪는 사건이나 기억, 환상, 기대 등입니다. 체험은 한 개인의 주관적 지각 속에 나타난 의식의 내용입니다. 반면 경험(experience)은 실존하는 것이든 상상에 따른 것이든 간에 우리에게 인식되는 것으로 일상에서 주로 사용하는 겪은 일과는 다릅니다. 경험은 생활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한 직접적인 느낌이나 인식입니다.
6) 생활세계
생활세계는 주체가 사태를 경험하는 세계, 주체가 부여하는 다양한 의미 연결망의 세계, 곧 우리가 성찰적 인식을 공통으로 체험하게 되는 일상 세계입니다. 생활세계는 우리의 즉시적 경험이 드러나는 공간이자, 그 중심에 우리의 자아(ego, self), 나(I), 주체(agent)가 있는 곳입니다. 생활세계 속의 중심은 자아와 나, 주체입니다. 생활세계가 공통의 사회적, 문화적 의미가 구축되는 상호주관적 공간이 되게 하려면 편견을 버리는 현상학적 환원이 필요합니다. 현상학적 환원이란 현상학적 성찰, 곧 모습을 드러낸 바 그대로의 경험에 관심을 돌리는 일, 곧 자연적 태도와 거리를 두는 일입니다. 요컨대 생활세계는 우리가 직접적인 체험을 하는 세계 또는 근원적, 감각적인 세계로서, 우리가 공통의 의미를 생성하기도 하고 공유하기도 하는 세계입니다. 생활세계는 인간의 주관적 삶의 세계이자, 사람들 사이에 상호주관성이 작동되는 맥락, 세트, 배경, 지평선입니다. 생활세계는 연구자가 어떤 설명이나 판단을 내리기 이전의 세계입니다.
7) 대상
대상(objects)은 인간의 의식이 어떤 사태(사실이나 실재)를 특정 의도로 형성한 구성체 또는 우리의 의식 안에 정형화된 모종의 구성체입니다. 대상은 우리의 의식 안에 어떤 형태로든 구성되어 있지만, 대상과 그것의 정체성이 꼭 같지는 않습니다. 대상은 나무, 별, 회화, 수, 사태, 사회관계 등 어떤 의식을 지니게 하는 그 무엇 또는 의식에 나타나는 그 무엇입니다.
8) 지향성
우리의 모든 의식과 체험은 지향성(intentionality)을 지닙니다. 지향성은 우리의 경험 또는 모든 의식이 반드시 무언가를 향해 있음 또는 무엇에 관한 것임을 뜻하는 개념입니다. 지향성은 현상학이 인간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라 인간의 인식과 그 방향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뜻과 연결됩니다.
9) 상호주관성
상호주관성은 사람들이 서로를 또는 세계를 공유하게 해 주는 속성입니다. 상호주관성은 나와 남 그리고 세계가 서로를 공유하게 해 주는 복수 주관성입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주관적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우리 각자의 주관성을 넘어 다른 사람과 소통하거나 다른 사람의 주관적 경험, 서로 공통의 세계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상호주관성은 사람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주관적이지만 공통적으로 소유하게 되는 인식이며, 이는 생활세계라는 인식 지평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처지에 서게 되면 그 사람과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사물을 보게 되고, 그에 따라 그의 주관적 경험도 의미 있고 이해 가능하게 보입니다.
10) 현상학적 태도
현상학적 태도는 성찰을 통해 생활세계 또는 그 속의 사태나 체험 자체에 눈을 돌려 그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려는 새로운 태도로 전환하는 자세입니다. 현상학적 태도는 의식에 드러난 바 그대로가 무엇이며 또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탐구할 때, 우리가 이들 사태로부터 물러서서 취해야 할 관조의 자세를 뜻합니다. 이는 어떤 사태나 경험에 관한 모든 전제에 대해 의심을 품고 판단 중지한다는 뜻입니다.
11) 성찰과 해석
체험의 의미를 파악하는 방법에는 성찰(reflection)과 해석(interpertation)이 있습니다. 성찰은 어떤 전제를 따르지 않는 자기 관찰 또는 자신이나 자기의 체험에 관한 의식 행위입니다. 해석은 내가 남이나 그의 세계에 관하여 갖는 의식행위입니다.
12) 본질
본질은 어떤 대상이 바로 그러한 의미를 지닌 대상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해 주는 그 무엇이며, 사태(겉모습)가 특정 시공간 속에서 변하는 개별적, 우연적, 개인적인 데 비해, 본질은 겉모습이 바뀌더라도 변하지 않고 남아 있는 보편적 속성입니다. 본질(형상)은 사태나 대상의 공통적, 보편적, 본질적, 불변적, 일반적 속성, 곧 사태나 대상의 참의미입니다. 본질은 모든 주체 안에 내재된 공통 요소, 곧 개인(주체)뿐 아니라 존재 가능한 모든 주체에게서 확인될 수 있는 공통 요소입니다.
13) 본질 직관
직관은 사태의 근원을 드러내는 인식방법입니다. 본질 직관은 사태나 대상의 공통적, 보편적, 본질적, 불변적, 일반적 속성, 곧 사태나 대상의 참의미를 알기 위한 방법입니다. 본질 직관은 본질에 관한 통찰, 곧 구체적인 사태나 의식의 이면에 존재하는 본질을 선입견 없이 파악하는 일입니다.
4. 현상학적 환원
환원은 근원적인 성찰이나 직관적 통찰을 통해 불필요한 특성들을 제거하고 변하지 않는 특징만 얻어 내려는 노력 또는 본디의 상태, 곧 현상 자체 또는 사태 자체로 되돌리는 노력입니다. 즉 환원(reduction)은 근원적, 근본적, 본래적, 본질적인 본디의 상태로 돌아가는 일, 즉 어떤 사태를 파악하고자 할 때, 그 사태를 특정 전제에 의해 판단하지 않고 우리에게 나타나는 바 그대로의 모습으로 향하거나 되돌리는 일입니다. 이러한 환원은 자연적 태도를 제쳐 놓고 본질 곧 형상의 세계로 되돌아갑니다. 현상학적 환원(phenomenological reduction)은 마음에 일어나는 실제적인 내적 경험을 직관적 통찰이나 근원적 성찰을 통해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일, 곧 선입견 없는 순수 의식으로 현상을 파악하는 일입니다. 현상학적 환원을 위해서는 판단 중지, 생활세계적 환원, 선험적 환원이라는 세 가지의 환원이 필요합니다.
- 판단 중지: 판단 중지(bracketing, epoche)는 메타 알아차림(meta-awareness), 곧 알아차림의 알아차림과 같습니다. 이는 무엇인가가 나타나는 방식에 주의를 다시 향하게 하는 유연성을 뜻하는데, 이를 통해 경험을 새로운 방식으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판단 중지는 현상의 본질을 올바르게 파악하기 위해 취하는 초기의 현상학적 환원 방법입니다. 이는 어떤 전제든 긍정하거나 부정하지도 그리고 그 타당성을 따지지도 않고 이 전제를 제쳐 두거나 유보하는 일입니다.
- 생활세계적 환원: 생활세계적 환원은 문화적 세계에 관해 우리가 지니고 있는 전제, 곧 자연적 태도를 버리고 직접적인 경험의 세계로 되돌리는 생활세계적 태도입니다. 우리의 문화적 세계는 자연적 태도, 곧 우리가 우리 자신, 타인, 세계에 관해 갖는 당연시된 전제가 작용될 우려가 있는 세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문화적 세계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합니다. 만약 우리가 문화적 세계의 참 의미를 알고자 한다면, 우리는 이에 대한 자연적 태도를 버리고 생활세계적 태도를 취해야 합니다. 어떤 미적인 것에 관해 우리가 지녀왔던 관점(전제)을 미적인 태도로 바꿔야(환원해야) 그 미적인 것의 참모습을 알 수 있고, 어떤 종교적 현상에 관해 우리가 지녀왔던 관점을 종교적 태도로 바꿔야 그 종교적인 것의 참모습을 알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 선험적 환원: 한 사람의 의식이 상식적인 판단이나 전제들을 넘어서야 하는 바를 밝힐 추가 작업, 곧 선험적 해명이 필요한데, 이 일이 바로 선험적 환원(transcendental reduction)입니다. 선험적 환원은 세계를 구성하는 선험적인 주관성이 어떠한지, 곧 순수한 자아가 세계를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지를 밝히는 일입니다. 이것은 현상 세계의 나(I)를 선험적 주체가 되도록 이끌어 가는 작업으로, 대상으로 향했던 시선을 나의 주관으로 되돌리는 태도 변경 곧 선험적 자아를 드러내는 일입니다. 선험적 환원은 선험적 실재를 내재적 영역으로 이끌어 그 의식작용을 드러내고 또 그 대상에 의미를 구성하는 선험적 자아를 드러내는 일입니다. 선험적 환원은 판단 중지나 생활세계적 환원에 비해 훨씬 더 어려운 방법이지만, 이를 통해 주체가 수행하는 구성 작용과 의미로서의 세계를 구축해 내는 일을 밝힐 수 있습니다. 선험적 자아(transcendental ego)는 진리 추구의 주체로 취급되는 우리 각자를 뜻합니다. 우리 인간은 생물적, 심리적, 주관적 존재이기도 하지만, 이를 넘어서서 이성과 합리성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주체적 존재(agent)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생물적, 심리적, 주관적 세계에서 이성적, 합리적 세계로 넘어가는 일을 주체성(subjectivity)을 초월하는 일, 이를 선험적 자아로 행동한다고 말합니다.
한편 형상적 환원(eidetic reduction)은 보다 근원적인 형태를 드러내는 일로, 형상적 환원은 우리의 인식을 사실의 영역으로부터 공통적, 보편적, 본질적, 불변적, 일반적 본질(이데아)의 영역으로 나아가게 하는 방법적 절차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 인간 모두를 다스리는 절대적 불변의 본질이 우리 마음 앞에 나타나게 됩니다. 형상적 환원은 본질 직관과 유사합니다.
현상학적 환원을 하는 이유는 어떤 전제나 선입견을 버리고 개인의 주관성이 나타나는 그대로 특정 양식과 구조를 찾아내어 이들 간의 상관관계나 상호의존성 및 본질을 밝히기 위해서입니다. 현상학에서는 사태나 대상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들이 개인의 주관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그리고 이들과 남들의 주관 간의 상관적 관계나 상호의존성이 어떠한가가 중요합니다. 현상학적으로 환원해야 할 것들은 우리의 지각, 기억, 상상, 기대, 판단, 주장 등과 같은 대상이나 사태입니다. 이것들은 그저 단순한 대상이나 사태가 아니라 우리의 지향성에 의해 생긴 것들입니다. 어떤 지각된 대상이나 사태가 있다고 가정할 때, 이들은 우리 일상의 자연적 태도인 지각이 구성한 것들입니다. 현상학적 환원에서는 어떤 전제나 선입견을 버리고 대상이나 사태를 지향성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바꾼 다음, 이들 각각을 구성한 각각의 지향 작용이 서로 어떻게 관계되는지를 밝히는 일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현상학적 환원을 포함한 현상학적 방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 현상학적 환원: 판단 중지
- 주의 깊은 기술
- 탐구할 경험을 깊이 이해하기
- 경험의 대상과 경험 자체의 상관관계에 주의를 기울이기
- 형상적 환원: 이 상관관계의 공통적, 보편적, 본질적, 불변적, 일반적 특성 찾아내기
- 상호주관성 검증: 발견된 구조들이 얼마나 보편적인가 또는 어느 정도 공유 가능한가, 즉 상호주관성 검증하기, 확증하기, 반복검증하기
5. 현상학 관련 학자들
- Van Kaam: 현상학적 체험 연구의 방법을 맨 처음 발전시킨 Van Kaam은 1966년 그의 저서 《Existential Foundations of Psychology》에서 사랑받음, 미움받음, 거부당함 등의 다양한 개별적 체험들과 이들이 지닌 공통적이며 불변적인 요소들을 밝히고자 하였습니다. 그는 현상학적 체험 연구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으로 주관주의를 들고, 경험적 관찰에 의해 우리에게 드러나게 되는 그대로의 사태들이나 체험을 충실하게 연구하는 일이 현상학적 연구라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먼저 그 체험에 관한 기존의 이론적 전제나 선입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습니다.
- Giorgi: 실험심리학자였던 Giorgi는 나중에 현상학으로 관심을 돌려 과학적 현상학의 기초를 마련한 사람입니다. Van Kaam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현상학적 체험 연구 방법, 즉 어떤 선입견에도 구속받지 않고 사태 자체로 돌아가서 이론을 수립하고자 했던 Husserl 현상학에 기초를 두었습니다. Giorgi의 현상학적 방법론은 연구참여자의 기술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그 생생한 체험의 본질적 의미를 찾아내려는 데 있습니다. 그는 의식과 직관 그리고 체험이 의식의 지향성과 관련된다는 점을 중시하면서, 기술적 현상학의 목적이 의미의 본질을 밝히는 일이라는 점을 중시합니다.
- Colaizzi: Colaizzi의 현상학적 기술의 방법은 Van Kaam의 연구가 체험의 함축적인 구조 차원을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충분히 현상학적 연구가 아니라고 비판하며, 우리의 일상 체험을 다른 것으로 감환하지 않고 드러난 그대로 그것과 원초적 접촉을 유지하면서 그 본질을 밝히는 방법입니다.
- Van Manen: Van Manen은 해석학적 현상학을 세운 사람으로 기술과 해석을 모두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술의 방법만을 사용하는 Giorgi와 구별됩니다. 기술·해석학적 현상학은 현상이나 체험 그 자체로 다가가 그 의미의 본질과 가치를 해석하려는 노력입니다. 이를 위해 연구하려는 현상과 체험을 성찰함은 물론 이해할 수 있는 해석 작업도 중요합니다. 이 현상학은 어떤 체험의 사실적인 상태를 기술하는 일이 아니라, 그 체험의 본질을 밝히는 일을 중시합니다. 여기서 체험은 다양한 의미단위 또는 의미구조로 이루어지고, 이들은 단선적이 아니라 복합적이라고 봅니다.
- Moustakas: Moustakas의 접근은 초월론적 현상학에 기초를 둔 심리학적 현상학으로 연구자의 해석 행위보다 연구참여자의 경험을 기술하는 일에 더 역점을 둡니다. 판단 중지, 선입견을 괄호 치는 일에 집중하며, 현대 교육이 인간의 참된 자아의 성장을 방해하므로 삶과 직접 대면하는 진정한 의미의 학습과 체험이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6. 현상학적 연구
현상학적 연구는 특정 사회적 현상에 관한 경험이나 생생한 체험의 본질적 의미를 밝히는 일입니다. 사실로서의 다양한 체험의 구체적인 모습과 그 구조들 그리고 이러한 체험들이 사람들에게 공통적, 보편적, 본질적, 불변적,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속성, 곧 그 본질을 밝히는 일이 현상학적 연구의 목표입니다. 현상학은 체험을 관념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라 생활세계에서 생생하게 체험하는 의식의 지향성을 찾아내려는 학문으로, 연구참여자가 체험한 의식의 지향성을 찾아내어 그 의미를 기술, 해석하는 일입니다. 현상학적 연구는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고, 연구 절차나 방법이 정해져 있지도 않지만, Giorgi의 현상학적 연구 절차를 하나의 예로 제시합니다.
1) Giorgi 현상학 특징
Giorgi 현상학은 Amedeo P. Giorgi가 개발한 현상학적 연구 방법론입니다. 이 방법론은 주관적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Giorgi는 20세기 후반에 Husserlian phenomenology의 원칙을 기반으로 한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발전시켰습니다. Giorgi 현상학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관적 경험에 집중: Giorgi 현상학은 참여자의 주관적 경험에 중점을 둡니다. 연구자는 참여자들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기술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 조직된 설명과 분석: Giorgi 방법론은 연구자가 주관적 경험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조직하여 기록하도록 도와줍니다. 이를 통해 연구 결과물이 일관성 있고 구조화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과정적 접근: Giorgi는 현상학적 연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특정한 절차와 단계를 제안합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주어진 주제나 경험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 프로토콜 분석: Giorgi 방법론에서는 참여자들의 언어적 표현을 분석하는데 프로토콜 분석이 사용됩니다. 이는 주관적 경험을 이해하고 현상을 기술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Giorgi 현상학은 주로 심리학, 간호학, 교육학 등의 분야에서 사용되며, 연구자들이 참여자들의 개인적 경험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에 적합한 방법론으로 평가됩니다.
2) Giorgi 현상학의 연구 절차
- 체험 수집 및 기술
- 반복 읽기
- 의미단위 추출
- 의미단위 변형/대표적 의미단위 설정
- 공통적, 보편적, 일반적 구조 찾아내기
- 본질 밝히기
현상학적 연구는 특정 현상을 사실(사태)로서의 현상으로 보고, 있는 그대로 기술하면서 연구참여자가 겪는 체험의 생생한 모습과 실체(본질)를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현상학적 연구를 통해 의식이 상식적인 판단이나 전제를 넘어서게 되는 선험적 환원을 통해 현상 세계의 '나(I)'를 진리 추구의 주체인 선험적 주체가 되도록 이끌어 가는 과정을 알 수 있습니다.